지인 분에게 경사가 있어 키퍼링을 해드리기로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아 제가 출장 갔다오고 바로 만나서 하기로 했습니다. 졸면서 하면 어쩌지 했는데 생각보다 생생해서 다행!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네게 헬리오트로프를'은 저 번에 12세님의 키퍼링으로 플레이 한 뒤 시나리오를 한 번 읽어본 게 전부여서 출장 끝나고 오는 길에 다시 읽을 생각이었는데 피곤해서 자버리는 바람에.. 그래도 다행히 그렇게 나쁘지 않게 플레이 한 것 같습니다.
아래에는 시나리오에 대한 스포가 들어있습니다.
캐릭터는 본래 짜고선 만나뵙기로 했는데 착오가 있었어서 결국 만난 다음 짜게 되었습니다. 만드신 캐릭터는..두둥, 무려 장물아비..그 후 이어지는 특성치에서는 근력이 25가 나오는 쾌거가. 덕분에 처음으로 체구 -1 인 캐릭터를 보았습니다. 결국 캐릭터 자체는 체구가 작되 권총 실력과 회피 등으로 먹고 살아온 범죄자 캐릭터로.
중간 부분은 무난하게 흘러갔습니다. 제가 전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클론들과의 전투는 적당히 넘겨서 헤이젤(PC)은 다치는 일도 없이 무사하게 화분이 있는 방까지.
듣기가, 분명 20인데. 정말 묘하게도 실패한 적이 없었습니다. 수조에서도 화분의 방에서 나갈 때도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어요. 화분의 방에서 줏은 책갈피를 뒤집어보시지 않아서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나중에 자연스럽게 주머니에서 떨어지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수기를 다 읽은 다음 떨어져서 막타를 치게 했죠.
괴물이 있는 방에서는 오브가 보관통이나 캡슐들을 보지 않는게 좋다고 선수를 쳤는데 잘 따르시더군요..덕분에 광기를 일으키는 일도 없이 카드키와 약병, 에른스트의 뇌만 보고 책장이 있는 방으로. 사실 실수로 화분이 있는 방에서 에른스트가 이걸 관리한다고 말했는데 에른스트의 뇌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고서는 당황했습니다. 이 것 때문에 헤이젤이 오브를 확 의심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책장이 있는 방...옷장 안에 있는 정보가 책상 위보다 먼저 보는게 좋을 것 같은데 찾기 난이도는 옷장이 훨씬 높죠..일부러 그런 건가? 하는 이야기를 PL과 끝나고 했습니다. 어쨌든 기억은 다 났지만 광기는 일으키지 않는 헤이젤.
여기서 PL분은 '만약 자신이 클론이란 것을 알고, 자기 이전의 클론들이 실험체로 죽었다면 그 클론들을 살해한 죄를 오브에게 물을 것이다' 이런 뉘앙스로 말하시며 바로 전기총으로 조종당하는 오브를 쐈습니다. 그리고...여기서....돌발행동이 있었는데! 바로 뛰쳐나가서 서재가 있는 방을 닫아버린 겁니다(....)
이 부분에서 꽤 오래 고민했습니다. 결국 헤이젤이 미고를 죽이고 나갔기 때문에 조건은 아이리스나 메리골드에 가장 가깝습니다. 근데..근데..NPC는 죽거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거기에서 나올 수도 없죠! 그래서 결국 임의적으로 새로운 엔딩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헤이젤이라는 캐릭터는 다른 존재에 자신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싫은 것 같았고, 사실, 그 시점에서 헤이젤에게 관여할만한 존재는 니알라 정도였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니알라가 갖고 노는 '장난감'은 아직 고장나지 않았어요. 죽지도 뇌가 세척되지도 않았죠. 부족한건 오직 미고였어요. 그래서 전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갇혀있던 곳에서 나온 헤이젤은 어떤 것도 만나지 않습니다. 그대로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되고, 에른스트의 계좌를 받거나 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컬트 집단의 습격이나 아름다운 남자를 만나지도 않고 그대로 살아가게 되어요. 그러면 에른슈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엔딩을 말해주고 PL과 대화할 때 이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니알라가 미고를 한 명 더 데려와 장치를 작동시키고 에른슈트에게서 '이번 클론'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다시 한번 이 일을 반복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른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더 즐길 수는 있었겠죠.
플레이가 끝나고 다시 되돌아보니 주문의 설명을 잘 못 읽었더군요. 6D10인데 6D6으로..전 이게 너무 적어서 6판 주문설명을 가져온건가? 5배를 해야하나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해서 모두가 한 방~ ......이 것 때문에 응급처치도 못하고 나중에는 정신감정도 못해서 오브의 헌신적인 모습을 못 보여줬어요. 만약 보여줬으면 좀 다른 엔딩이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아쉽습니다.
제가 플레이했을 때 키퍼 분이 오브의 성별을 정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정해달라고 하였는데 '간성'으로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에른스트 쉴러의 모델은 미스틱의 리더, 블랑쉬로...나중에 이야기 해보니까 다른 이유는 따로 없고 이렇게 하면 나중에 단서에서 추리하기가 쉬울 거 같아서였다고..PL들의 마음! 새까매!!
PL분이 다 끝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엔딩 이후에도 뭔가 할 수 있다면 개명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헤이젤과 자신은 다르다는 의미로. 꽤 인상 깊었습니다.